프랑스 커피 개량 및 재정의 – 25 Magazine, Issue 9

최근까지 파리는 커피 품질보다 카페로 더 유명했지만, 지난 10년 동안 이 도시에는 스페셜티 커피숍이 점점 많이 문을 여는 물결이 일었습니다.

NOA BERGER가 프랑스의 카페와 로스터들이 스페셜티 커피의 “세계화”에 대응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모든 사진은 Albin Durand가 La Fontaine de Belleville을 위해 촬영했습니다.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잡는 속도는 비교적 느렸지만, 이 움직임은 최근에 프랑스인 셰프 Alain Ducasse가 스페셜티 커피계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이 증명하듯 요리 산업의 주의를 끌었습니다.

르 카페(Le Café) – Alain Ducasse는 이 글을 쓴 시점에 파리에서 카페를 두 곳 보유하고 있었고, 각 카페는 주변 환경에 어울리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하나는 인근의 호화 백화점을 본 딴 밝은 색과 깨끗한 선으로 가득하고, 다른 하나는 오래 된 커피 메이킹 장비로 장식된 큰 공간의 중심에 자리잡은 철제 “아연 스타일” 바로 이 지역의 과거 산업과 예술을 연상시킵니다. 두 곳 모두 호화롭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는 느낌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주문 제작된 컵에 담아 홈메이드 마들렌과 함께 서빙하는 단일 산지 커피를 대표 메뉴로 제공합니다. 모든 메뉴는 가죽 장갑을 낀 (이곳에서는 카펠리에(cafeliers)라 부르는) 바리스타들이 조리합니다.

Alain Ducasse의 두 커피숍은 그의 평판 외에 하이엔드와 노동자 카페의 시각적인 요소를 조화시키는 방법을 통해 프랑스의 고급 외식 문화와 이 지역의 예술적인 전통을 연결합니다. 하지만 초기에는 겉모습과 맛이 모두 앵글로색슨 문화를 강하게 연상시켰던 스페셜티 커피가 어떻게 이 커피를 도입하는 국가의 문화에 어울리게 변하고 적응할까요? 글로벌 상품인 커피가 “현지화”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맛의 프랑스화: 현지화 과정

커피는 긴 역사 동안 이국적인 음료, 식민지 재화, 글로벌 상품 등 매우 다양한 역할을 거쳐 왔지만, 커피가 생산되는 국가에서는 항상 지역 요리의 중요한 재료이기도 했습니다. 15세기에 최초 산지인 에티오피아에서 오스만 제국(“이슬람의 와인”)을 거쳐 북회귀선까지 전파되어 유럽의 식민지 재화가 될 때까지, 커피는 초기에 이국적인 별미이자 기독교 유럽에 대한 위협의 상징으로 인식되었습니다. 이런 인식을 벗어나기 위해, 커피의 뿌리가 유럽(특히 역사가인 Jonathan Morris에 따르면 그리스)에 있다고 재해석하고 커피에 우유를 넣어 비엔나에서는 카푸치노(kapuziner), 그리고 파리에서는 카페올레(café au lait)를 만들어서 커피를 “검게 우려낸 음료”에서 “하얗고 단 음료”로 변화시키는 방법으로 커피는 유럽 요리 전통의 필수적인 일부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프랑스에서 커피는 처음에 메흐메드 4세 술탄의 외교 사절이 루이 14세의 궁전을 방문한 후 1670년에 베르사유(Versailles)를 강타한 “투르코마니아” 물결의 일부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이 트렌드는 파리로 전해져 내려와 수십 개의 카페가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엘리트 층을 위해 호화롭게 장식된 카페였던 Procope가 이런 카페 중 하나로 크게 성공하자 유럽 대륙 전역에 비슷한 카페가 많이 생겼습니다. 1789년의 프랑스 혁명 후 일반 도시민을 위한 “노동자(Workingman)” 카페가 엘리트 카페들과 나란히 문을 열기 시작했고, 산업 혁명 도중에 이 두 가지 모델이 마침내 하나로 합쳐져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파리식 카페가 되었습니다.

이와 동시에, 프랑스에서는 역사적인 사건과 정치적인 목적에 모두 영향을 받은 프랑스 고유의 드링킹 스타일이 생겨났습니다. 커피가 현지산 우유와 연계되자 더욱 프랑스적인 것으로 인식되었고, 핫초코가 아침 식사 때 애용되고 부르주아 여성이 가장 선호하는 음료가 되는 부분적인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커피는 왕궁부터 혁명의 프롤레타리아에 이르는 프랑스 사회의 모든 부분을 대표하는 “민주적인” 음료를 상징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나폴레옹 시대부터 2차 세계 대전까지 전쟁이 계속 이어지자 프랑스에서 생산되고 소비되는 커피의 품질이 저하되었습니다. 이탈리아의 강한 영향력과 함께, 프랑스는 이로 인해 어둡게 구운 에스프레소 블렌드로 소비되어 커피의 결점을 숨기는 저렴한 로부스타로 전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사건은 모두 국내 커피 환경이 변하고 커피가 프랑스화되는 결과로 이어져 지금 우리가 아는 “전통” 프랑스 커피가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커피가 프랑스 문화의 상징이 되자 커피의 식민지적인 기원과 그 생산에 수반된 많은 인구의 희생도 가려졌습니다.

1990년대에는 커피가 프랑스에 “다시 도입”되었는데, 이번에는 경로가 달랐습니다. Starbucks에 의해 주도된 “제 2의 물결”을 통해 미국식 이탈리아 커피가 프랑스에 수입되어 카푸치노와 라떼뿐만 아니라 앵글로색슨 커피숍 모델도 인기가 높아졌습니다. 제 3의 물결은 약 10년 후에 파리에 상륙했습니다. 이런 선구적인 커피숍 중 상당수에는 메뉴와 디자인에서 모두 앵글로색슨 스타일의 영향이 강하게 나타났고, 종종 클래식한 파리식 카페보다는 브루클린 또는 멜버른이나 심지어는 스톡홀름에서 볼 수 있는 카페를 더 연상시켰습니다. 이런 디자인은 외부적인 영향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고객에게 이런 커피숍이 전통적으로 맛이 쓴 쁘띠 느와르를 서빙하는 전형적인 파리식 카페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 시작되었을 수 있지만 이제는 파리의 커피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는 뭔가 색다르고 새롭고 혁신적인 맛을 찾을 수 있는 곳임을 신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선택이 거의 무한한 소비 환경에서, 디자인과 미관은 소비자들에게 특정 제품이 그들이 원하는 특정한 맛과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에 가장 가깝다고 신호하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파리에서 스페셜티 커피가 자리를 잡자 로스터와 커피숍들은 현지 전통을 연상시키고 연결할 방법을 찾으려 했습니다. La Caféothèque는 프랑스의 유명한 와인 산업에서 영감을 얻어 카페 소믈리에(sommelier en café) 교육을 제공했습니다. L’Arbre à Café는 커피를 프랑스의 풍부한 요리 전통에 연결하기 위해 레스토랑 산업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Coutume Café는 파리식 시크 카페의 요소를 식물원의 모습과 합쳤습니다. Belleville Brûlerie는 고객이 과거에 마실 수 없을 정도로 맛없는 “양말 주스”로 인식되었던 필터 커피를 재발견할 수 있게 했고, 고품질 블렌드와 “프렌치 로스트”를 지역의 기호와 연결하는 방법으로 사용했습니다. Belleville은 또한 커피숍, 리테일 공간, 포장, 그리고 심지어는 멜빵바지 업무복의 디자인에도 혁명 후 노동자 카페의 스타일을 적용하여 다가가기 쉬운 프랑스 룩을 만듦과 동시에 혁명과 새로움의 느낌을 전달했습니다. Le Café Alain Ducasse는 커피를 현지에서 재배하여 구운 아몬드와 함께 서빙하거나 리유니언 섬에서 직접 재배한 프랑스제 커피를 메뉴에서 가장 비싼 품목으로 내세워서 부각시키는 등 디자인, 단어 및 메뉴 선택을 통해 프랑스식 스페셜티 커피를 만들었습니다.

A Cafés Belleville roaster wears their signature blue workingman’s jacket.

Cafés Belleville의 로스터가 카페를 상징하는 파란색 노동자 재킷을 입은 모습.

La Fontaine de Belleville’s café space draws upon the aesthetics of post-revolutionary workingman cafés to imbue its spaces with a distinct Parisian identity.

La Fontaine de Belleville의 카페 공간에는 혁명 후 노동자 카페의 철학이 반영되어 독특한 파리의 정체성이 가득합니다.

스페셜티 커피를 지역의 전통 및 역사와 연결하는 것은 스페셜티 커피의 사용자 층을 넓히는 한 가지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최근에 사회학자인 Luc Boltanski와 Arnaud Esquerre가 설명한 소비 문화의 전체적인 트렌드를 나타냅니다. 제 3 세계에서 대량 생산을 통해 얻는 이익률이 낮아짐에 따라 가치와 수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방법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경제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는 특히 과거, 전통 및 향수를 동원하여 예를 들어 “구형” 자동차와 빈티지 자동차를 구분하듯이 이야기를 수단으로 “일반적인” 물품과 “특별한” 물품을 구별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 과거 및 지역의 전통을 동원하는 것은 더 많은 사용자와 연결하는 방법이 될 뿐만 아니라 세계 자본주의의 현대적인 추세에 맞춰 가치를 얻고 창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장소 협상: “글로컬(Glocal)” 되기

스페셜티 커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애용자를 늘리기 위해 지역의 전통과 역사가 동원될 수 있지만, 스페셜티 커피는 품질을 향상시키는 더 지속가능하고, 윤리적이고, 투명한 새로운 방법을 추구하는 새로움과 혁신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혁신의 정신이 공간 및 포장 디자인, 브랜딩, 그리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방법에 대해 고려해 보면 흥미로울 수 있습니다. 영감을 얻기 위해 과학과 기술로 눈을 돌려서 이런 혁신을 실현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이런 혁신을 어떻게 모두에게 따듯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고 매력적인 공간을 만드는 것과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요? 과거에 기대어 역사 속 혁명의 시기를 상기시켜 변화의 아이디어를 전달함으로써 이렇게 할 수 있을까요? 혁신, 그리고 보다 전체적으로는 미래의 개념이 앵글로색슨 풍의 미관으로 상징되게 되었을 가능성이 있을까요?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성장하여 지역 문화의 필수적인 일부분이 됨에 따라, 이 시장은 “로컬”과 “글로벌”을 새로운 방법으로 헤쳐나가고 있기도 합니다. 커피가 프랑스에 도입된 직후에 프랑스화되는 동안 커피의 지리적이고 문화적인 기원은 은폐되었습니다. 커피가 “프랑스식”이 되려면 더 이상 에티오피아, 오스만 또는 카리브해식이 아니어야 했습니다. 커피가 새로운 여정을 통해 프랑스에 도착한 후에는 지역 문화에 통합되기 위한 과정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차이로 인해 스페셜티 커피가 완전히 “프랑스식”이 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스페셜티 커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원산지”라는 개념은 스페셜티 커피의 품질, 도덕성, 그리고 진정성을 증명하는 중요한 방법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Verlet 같은 로스터들은 1880년대 초부터 단일 산지 커피를 시장에 소개하기 시작했지만, 이 커피는 이국적인 상품으로 홍보되고 지역의 기호에 맞추기 위해 어둡게 구워졌습니다. 이와 반대로, 오늘날의 많은 로스터들은 이제 커피의 산지를 나타내고 강조하는 프로필을 개발하려고 하면서 이를 실현하는 것과 현지 기호에 맞추는 것 사이에서 얻기 힘든 균형을 계속 찾으려고 합니다. 역으로, 산지를 강조하면 특히 테루아르(terroir)라는 용어의 사용을 통해 커피가 프랑스 요리의 필수품인 와인과 의미적으로, 그리고 상징적으로 가까워지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스페셜티 커피가 왠지 “여러 장소, 전통 및 역사에 속한다”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이런 면에서 스페셜티 커피는 완전히 글로벌 음료도 아니고 완전히 지역 음료도 아닌 “글로컬(glocal)” 음료입니다.

따라서 커피는 로스팅 관련 선택뿐만 아니라 의미와 미관을 통해서도 글로벌 및 지역 음료를 모두 통칭하는 “글로컬(glocal)” 음료가 됩니다. 스페셜티 커피가 산업의 향후 진로를 제시하고자 한다면, 이 미래가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이 미래가 말 뿐만 아니라 시각을 통해서도 전달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수 있습니다. 종종 젠트리피케이션 과정에서 커피숍이 담당한다고 여기지는 역할에 비추어 볼 때, 이렇게 하는 것은 더욱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스페셜티 커피가 어떻게 지역 문화와 연결하면서도 커피의 세계적인 기원을 상징하고 전통과 미래를 모두 나타내는 물리적이고 가상적이고 상징적인 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요?